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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시네마

웬즈데이(Wednesday) 팀 버튼의 해리포터 느낌

by b-joy 2023. 1. 10.

# 본 게시물은 약간의 스포일러를 담고있습니다.

출처 나무위키 / Netflix 웬즈데이

우주속에 들어간 듯한 어두움이 끌릴때

 '웬즈데이'는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본 것중 가장 어두우면서도 코믹한 드라마인 것 같다. 사실 다른 어두운 작품들의 경우 보고난 후 심적으로 불편함이 자리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주인공의 다음 행보가 무척이나 궁금해지고 행복한 여운을 남겼다. 범죄물 답게 잔인한 장면들이 나올때도 있고 주인공의 대사 또한 일반적이지 않지만 그 속에 웃을수 있는 포인트들이 담겨져있었다. 다른 코미디 작품들처럼 시원하게 웃게되는건 아니지만 약간의 흐뭇한 미소를 짓게되는 장면들이 있었고 보는 내내 주인공의 어머니가 된 것 처럼 그녀를 지켜보게 되었다.

청소년 장르이지만 포스터처럼 어두운 캐릭터의 주인공, 그리고 남들과 다른 아이들인 '별종'들이 모이는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점은 매우 흥미로웠다.

 

팀 버튼 감독 버전의 해리포터

 많은 별종들을 모아둔 학교인 ‘네버 모어 아카데미’는 "Unitas est invicta(연대는 불패)”라는 독특한 교훈을 가지고 있다. 이 학교는 제리코라는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사건 사고를 은폐하거나 마을에 자원봉사를 나가는 등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다수의 마을 사람들이 이 학교를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이며 후반부로 갈수록 절정에 치달게 된다.

 ‘네버 모어’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등장하는 데 염력을 쓰는 아이부터 늑대 인간까지 마치 다양한 동화 속 캐릭터들을 한곳에 모아 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극중 ‘별종’이 아닌 인간들을 ‘평범이’라고 불렀는데 이 부분에서는 ‘해리 포터’의 ‘머글’이 생각나기도 했다. ‘해리 포터’와 다른 부분은 ‘평범이’들은 ‘별종’의 존재를 인지함과 동시에 교류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팀 버튼 감독 버전의 해리포터라고 제목을 지은 이유는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학교생활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또한 외국에서는 한국의 학교들과 다르게 기숙사 생활을 많이하기 때문에 기숙사별 경쟁구도는 해리포터를 생각나게 했던것 같다.

 벌써부터 다음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그중 한 가지는 '네버모어 아카데미'의 사교 모임 '까마중회'이다. 물론 이 모임에 소속된 인물들이 스토리상 자주 등장하며 비교적 굵은 역할들을 맡고 있다. 과거에는 위해와 편견으로부터 '별종'들을 지킨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던 모임이라고 했었으나, 약 30년 전쯤 '까마중회에 가입되어 있던 평범한 학생이 사망한 후 공식적으로 해체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가입자 중 부유한 동문이 많고 윔스교장 또한 눈감아주어 비공식적으로 유지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단순하게 학생들의 사교 모임이지만 시즌 1에서 '비앙카'와 '제이비어'의 모습들을 볼 때 다음 시즌에서는 웬즈데이를 결국 가입시켜 이전에 모임의 취지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요일의 아이는 울적하다

 주인공인 '웬즈데이'는 '별종'이라 불리는 부모님 사이에 태어나 평범하지 못한 학교생활로 수차례 전학을 다닌걸로 나온다. 특히 1화에서 동생을 괴롭힌 친구들에게 수영장에 피라냐를 풀어 복수하는 장면은 주인공인 '웬즈데이'의 성격을 단번에 이해 시켜주는 부분이다. 

 수영장 사건을 계기로 결국 '네버모어 아카데미'로 전학을 가게되는데 그 곳에서 이니드와 기숙사 메이트가 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마지막화에서 각성에 성공한 이니드가 하이드를 물리치고 재회하는 장면에서 포옹하며 친구를 받아들이는 것을 보여주었다. 정말 얼음장처럼 차갑고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 같은 모습이었다가도 타일러와 첫키스를 하는 장면, 씽이 공격을 받고 죽을 위기에 놓인 장면 등을 보면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소녀임을 느끼게 되었다.

 주인공의 가족들도 수차례 등장하였는데 알콩달콩한 부모님과 다른 가족들과는 다르게 평범해 보이는 동생, 도대체 무슨일을 하고 다니는지 현상수배된 삼촌등 어떻게 보면 그녀가 지금의 모습이 된데에 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아버지가 살인자로 용의선상에 올랐던 학교에 딸을 전학시켰고 학부모 초청일날 다시 체포되었던 부분이다. 아마 진짜 살인자가 아니었다고해도 용의자로 의심받았던 기억이 있다면 그 학교에 자녀를 보낼 수 있었을까 싶기도 했다.

 

 "예술가라면 사물을 새롭게, 이상하게 바라볼 것을 언제나 기억하라." 

 팀 버튼 감독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몽환적이고 기이한 배경, 독특한 분장과 같은 독보적인 미장센이다. 팀 버튼의 영화에 나오는 배경은 엄청나게 어둡거나 반대로 엄청나게 화려한 케이스가 많다. 또한 영화는 대부분 판타지 영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일반적인 판타지 영화와는 달리 현실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기도 하며 감독의 개인적인 가치관도 잘 드러나 있다. 또한 원작을 리메이크한 영화가 많은데 이미 어두운 영화를 더 지하로 이끌어간다. 대표적인 예로 베트맨 시리즈의 '고담시'는 실제로 저렇게까지 어두운 동네가 있을까 싶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이 작품에서 평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별종들을 구분 지어 부르는 것과 그들 사이에 갈등을 비춰주는 부분을 보았을 때 사회적인 풍자가 담겨져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웬즈데이"의 시즌 2는 2024년에 공개 예정이라고 한다. 혹시 아직 이 작품을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팀 버튼 감독 스타일인 사회비판과 풍자를 생각하며 보는 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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