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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시네마

더 글로리(The Glory) 용서는 없어 그래서 영광도 없겠지만

by b-joy 2023. 1. 9.

# 본 게시물은 약간의 스포일러를 담고있습니다.

출처 나무위키 / Netflix 더글로리 포스터 문동은(송혜교)

 

연진아, 새하얀 드레스가 잘 어울리더라 진심으로 예뻤어

 주인공 문동은을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면 위 대사인 것 같습니다. 그녀는 청소년 시기에 괴롭힘을 당한 친구들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20대를 살아왔습니다. 인격모독의 수준으로 괴롭힘을 당했고, 그녀의 주변에는 도움을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학교를 그만두면서 그녀는 복수를 계획합니다. 그들에게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기 위해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고 결국 실행에 옮기게 됩니다. 계획에 없던 조력자들을 하나 둘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여는 모습들이 나오지만 사람에게 너무도 많은 상처를 받았기에 금세 벽을 세워버리는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그녀가 얼마나 고통 속에 지내왔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위 대사는 그녀가 학교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친구들에게 했던 이야기와 연결됩니다. 즉, 복수가 시작되었음을 공표하는 것과 같습니다. 괴롭힘을 주도했던 박연진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어떤 일을 겪는지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것과 그녀가 하는 일에 항상 자신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는 아직 결말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주인공 문동은이 우리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가장 기대하고 있습니다.

 

출처 나무위키 / Netflix 더글로리 포스터 주여정(이도현)

과연 그는 선인인가 악인인가?

이 드라마에서 문동은을 제외하고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주여정 인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동은이 아픈 것을 알고 학교까지 찾아가 처방전을 전달해 주려 했으나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우연히 공원에서 만나 바둑을 가르쳐 주기도 합니다. 동은은 복수를 위해 다른 사람들을 곁에 가까이 두지 않으려고 했고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여정은 계속해서 그녀를 그리워하고 기다립니다. 재회한 후에는 그녀를 돕기로 결심했고 파트 1은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초반부에는 그의 밝은 모습들만 비추어졌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면서 어두운 부분들도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를 살인자였던 환자에게 잃은 것, 그 사람을 죽이기 위하여 수많은 상상을 하는 장면은 앞부분에서 본모습과 정말 상반된 모습이었습니다. 너무도 다른 모습인 그의 어두운 면은 과연 앞으로 동은의 복수에 참여하게 되면서 부각되는 건지 앞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잔혹한 복수극은 아니다

 이 드라마의 파트 1을 보기 전과 본 후에 각 각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고편과 초반부의 내용만 보았을 때는 정말 더 잔혹한 복수극이 되기를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박연진과 그녀의 친구들은 부모의 재력을 이용하여 더욱 잔인하게 문동은과 그 이전에 다른 아이들을 괴롭혔습니다. 단순한 폭력을 행사한 것이 아닌 담임교사와 부모의 지인들을 이용하여 사실을 감추었고 문동은의 어머니를 이용하여 그녀에게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보며 어른이 된 문동은이 더욱 잔인한 복수로 대갚음해 주기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후반부까지 전부 보고 난 후 너무 혼란스러움에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인 그녀는 긴 시간 동안 복수만을 위해 살아왔고, 그 과정 속에서 너무 불행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아무도 도와주는 이 가 없었던 어린 시절의 모습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벽을 쌓고 지내고 있습니다. 매일 간편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복수 이외에 다른 것에는 신경 쓰지 못하는 삶을 보며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이 복수가 끝나고 난 후에 그녀는 행복하게 될지 의문도 생겼습니다.

 사실 학교폭력은 사실 주위에 만연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언론에 드러나는 부분은 아주 작은 일부분일 뿐입니다. 많은 가해자들은 그런 일들을 만행하고도 성인이 되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몇 해 전 일부 연예인, 운동선수의 과거를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벌어졌을 때 저 또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린 시절 행한 잘못들이 절대 드러 날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는 점이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들은 왜 이전에는 말할 수 없었는지 의구심도 품게 되었습니다.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은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이 본인들의 잘못을 깨달음과 그에 따른 진심 담긴 사과를 하는 것,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학교폭력을 주제로 만들었던 많은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더 글로리'가 다른 작품들과 다른 이유는 아마도 극 중 박연진 처럼 본인의 행동들을 전혀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반성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보여줌으로써, 주인공의 완벽하고 처절한 복수를 응원하기보단 모든 과거를 지우고 행복하게 살기만을 바라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저는 파트 2를 기다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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